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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비엔날레, 더블 비전

2020.11.03 15:31

충남에서 두 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렸다. 각각 상반된 지역성 ‘기술’과 ‘자연’을 주제로 내세웠다. / 최지혜 인턴기자



팀보이드 <Making Art-for Stock Market> 산업용 로봇팔, 주가지수 데이터 외 혼합재료 2017_ 대전비엔날레2020 출품작.

대전과 공주에서 각기 다른 콘셉트의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대전비엔날레2020(9. 8~12. 6 대전시립미술관, 카이스트비전관)과 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8. 29~11. 30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금강자연미술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두 비엔날레는 기술과 자연이라는 반대되는 개념을 충남의 지역성과 엮었다. 대전비엔날레2020의 타이틀은 ‘AI: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인공 지능 샤오빙(Xiaoice)이 쓴 동명의 시집 『Sunshine Misses Windows』에서 빌려왔다. 반면 자연미술에 특화된 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新섞기시대: 또 다른 조우’라는 제목으로 생명력 가득한 과거로의 회귀를 그렸다. 
대전시립미술관은 과학 도시 대전의 명성을 살려 외부 감독 선임 없이 대전비엔날레2020을 직접 기획했다. 카이스트 문화예술대학원과 협업해 예술에서의 ‘인공 지능’을 적극 다뤘다. 핵심 주제어 ‘인지(AI-dentity)’, ‘태도(AI-ttitude)’, ‘모순(AI-though)’, ‘도구(AI-gent)’를 중심으로 미국, 독일, 스웨덴, 스페인, 이탈리아 등 6개국 16명(5팀)의 작가를 초청했다. 특히 인공 지능의 인지 능력 기술에 초점을 맞춰 과학이 추동한 감각의 확장과 표현의 다각화를 살펴보는 게 이번 비엔날레의 목표. 
첨단 기술을 다루는 만큼 1980~90년대생 젊은 작가가 전면에 나섰다. 1부 ‘인공 지능+예술, 인공과 인지 사이’에는 카이스트 출신 신승백&김용훈, 요나스 룬드(Jonas Lund), 마리오 클링게만(Mario Klingermann) 등이 참여해 예술에 미칠 인공 지능의 영향을 점검했다. 세계적인 큐레이터 하랄트 제만(Harald Szeemann)을 오마주한 2부 ‘인공 지능이 태도가 될 때’는 관객의 경험에 맞춰 변화, 갱신, 확장을 거듭하는 기술을 되짚는다.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의 <깨진 창문들의 도시>(2018)와 팀보이드(Team Void)의 신작 <슈퍼 스마트 머신>(2020)이 국내 최초 공개돼 눈길을 끈다. 3부 ‘데칼코마니의 오류’는 인간에게 받은 한정된 데이터로 미래를 설계하는 인공 지능의 편향성, 4부 ‘새 시대의 도구’는 인공 지능의 학습 패턴이 가져올 기술 탈도구화 현상을 다룬다.



고요한 <솔곰> 2020_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출품작.

한편 공주에서는 충남의 ‘자연’을 자랑하는 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인간과 자연이 상생했던 신석기 시대를 모티프로 꾸려졌다. 급속한 기술 발전의 반대급부로 자연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현재, 원초적 감각을 잃지 않은 신석기 시대로의 ‘회복’을 상상했다. 2016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와 2018창원조각비엔날레 기획에 참여했던 임수미가 총감독을 도맡아 자연과 소통하는 현장성 강한 작품으로 전시를 끌어 나갔다. 독일, 프랑스, 중국, 러시아,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31명(26팀)이 연미산자연미술공원과 금강자연미술센터에 야외 작품을 내놓았다. 
조각가 고요한은 공주의 옛 이름 웅진(熊津)에서 곰을 떠올려 대형 설치작품으로 형상화했다. 10m 높이의 곰 모양 전망대인 <솔곰>은 충남의 자연을 묵묵히 지켜온 소나무들의 수호신이다. 이외에도 이이남, 정광화, 홍순명, 금민정 등이 국내 작가로서 출사표를 던졌고 첸웬링, 레 퓌작, 알렉세이 카니스 등의 해외 작가가 참여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지속 가능한 예술을 꾀하기 위한 관객 참여형 작품이 대다수. 이들은 모두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 영구 설치될 예정이다. 발전에 매몰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임을 잊기 쉬운 시대, 이번 행사는 우리 주변을 둘러싼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Posted by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