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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경매 대박!

2020.09.11 10:52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사상 첫 온라인 라이브 경매를 진행했다. 언택트 시대의 아트마켓은 어떻게 변화할까? / 박 수 강



소더비의 첫 온라인 실시간 경매 장면.

작품을 내 눈으로 직접 본다’라는 경험은 아직 어떤 기술로도 완전한 대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일까? 일상에서는 모바일 커머스가 급성장했지만 미술시장의 디지털화는 요원하게 보였다. 미술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는 저가 작품이나 아트상품 판매를 위한 부수적인 채널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인 도시 봉쇄와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직접 본다’라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미술시장도 언택트 온라인 전시와 판매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6월 29일 소더비는 사상 처음 온라인 생중계 경매를 진행했다. 경매 현장은 응찰자, 경매 회사 직원, 관람객으로 북적이던 코로나19 이전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경매사인 올리버 바커(Oliver Barker)와 여덟 개의 스크린이 전부였다. 경매사는 런던, 뉴욕, 홍콩에서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받는 전화 응찰과 온라인 응찰에 화상으로 대응하며 경매를 진행했다. 판매액은 3억 6,300만 달러(약 4,356억 원)에 달했고 93%의 높은 낙찰율을 기록했다. 최고가에 팔린 작품은 프란시스 베이컨의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로부터 영감을 받은 세 폭 제단화>로 8,460만 달러(약 1,015억 원)에 팔렸다. 7월 28일 두 번째로 진행한 온라인 생중계 경매에서는 95%의 낙찰율과 1억 9,270만 달러(약 2,312억 원)의 성과를 냈다. 
크리스티도 7월 10일 온라인 생중계 경매를 진행했다. 도시별로 각 경매사가 순차 진행한 릴레이 경매로, 소더비와는 다른 형식을 취했다. 홍콩, 파리, 런던, 뉴욕을 연결해 진행한 이 경매에서 4억 2,100만 달러(약 5,052억 원) 상당의 작품이 팔렸다. 최고가에 팔린 작품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기쁨을 주는 그림과 함께 있는 누드>로 4,624만 달러(약 555억 원)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경매 회사들은 온라인 경매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2020 히스콕스 온라인 미술품 거래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1월에서 6월까지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3사의 온라인 경매 판매액은 3억 7,000만 달러(약 4,440억 원)로 작년과 비교해 5배 성장했다. 또한, 코로나19 봉쇄 기간인 3월 20일에서 5월 10일까지 소더비의 온라인 경매 판매는 5,380만 달러(약 646억 원)에 달해 지난해 판매액인 630만 달러(약 76억 원)와 비교하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소더비의 상반기 실적에서도 온라인 경매의 급성장이 두드러진다. 통상 상반기 실적은 1월~6월의 판매 총액 결과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경매 일정이 변경되면서 1월~7월의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의 전체 매출은 25억 달러(약 3조 원)로 작년보다 25% 떨어졌다. 그러나 온라인 경매만 살펴보면 작년보다 540% 성장해 2억 8,500만 달러(약 3,420억 원)로 치솟았다. 소더비는 7개월간 180회가 넘는 온라인 경매를 열었다. 온라인 경매의 평균 낙찰가도 2만 달러를 넘기면서 작년과 비교해 2배가 되었다. 소더비의 고객층은 점점 젊어져서, 응찰자와 구매자 중 40세 이하의 비율이 30%를 넘었다. 아트마켓 전문 웹 사이트 아트넷(Artnet)은 이처럼 젊은 고객층이 증가한 이유를 온라인 경매가 활성화되고 시계와 스니커즈 등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경매를 신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갤러리의 디지털 프로모션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팬데믹의 공포가 최고로 치닫던 3월~4월, 갤러리들은 앞다퉈 온라인 뷰잉룸(Online Viewing Room)을 신설했다.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온라인 뷰잉룸은 대형 갤러리들의 전유물이었다. 이제는 줌(Zoom)을 이용해 토크 프로그램과 작가 작업실 방문을 추진하고, 매일 이메일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 작품 이미지와 판매 가격을 보내는 갤러리도 생겼다. 
아트바젤홍콩을 필두로 아트페어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아트페어는 온라인을 하나의 대안으로 삼았다. 그러나 상반기에 진행된 대부분의 온라인 아트페어는 짧은 준비 기간 때문인지 고객의 편의성을 깊이 고려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8월 초에 진행한 언타이틀드 아트 온라인(Untitled, Art Online)은 갤러리별로 부스에 설치된 작품을 가상 현실 기술로 보여주고 챗봇으로 고객을 응대했다. 상반기에 진행되었던 여타 아트페어에 비해 발전된 방식으로, 보는 재미와 접근의 편의성을 더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이 미술시장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고 온라인 미술시장을 활성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재앙이지만, 이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미술시장은 진보하고 있다.
Posted by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