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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연구소’ 오픈!

2020.05.06 14:00

전시 공간 시청각이 연구소로 다시 태어났다. 용문동의 ‘시청각 랩’은 개관전으로 박미나 드로잉 전시를 선보였다. / 현시원



박미나 전시 전경

박미나 작가의 <색칠공부 드로잉>은 1998년 시작됐다. 시리즈라고 부르기에는 방대하고, 프로젝트라고 하기에는 그 안에서의 변주가 다채롭다. 작가는 왜, 어떻게 이 드로잉을 그려왔고 지금까지도 그리고 있을까? <왜 빗방울은 푸른 얼굴의 황금 곰과 서커스에서 겹쳤을까?>전(4. 24~6. 7 시청각 랩)은 2개의 벽에 작가의 <색칠공부 드로잉>, <12 Color> 연작의 일부를 보여준다. ‘일부’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2019년과 2020년에 새로 그려진 드로잉은 이전의 수많은 드로잉과 여러 측면에서 변화를 보이고, 전시 제목 또한 작가의 이전 전시들과 사뭇 다르다. 이러한 부분들이 모인 독립된 전체로서, 개별의 장면들을 펼쳐서 ‘한눈에 보여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듯 “3차원을 2차원의 평면으로 이동시켜 오는 데” 필요한 시간의 압축성과 평면성은 회화 만들기와 보기의 경험뿐 아니라 우리 눈앞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미지의 네트워크와 동행한다.



박미나 <Scream 1> 잉크젯 인쇄, 스티커, 색연필 33.55×25.5cm 2019

눈사람, 공주, 왕자, 자동차, 구름과 빗방울까지, 드로잉 안에 있는 사물과 세계의 질서 체계는 눈을 감았다 뜨면 변할 것 같은 고정관념과 그 유동성 자체를 가리키는 유효한 도구임이 분명하다. 잘 알려져 있듯 박미나는 색채를 ‘수집’한다. 이 색채를 가시화하기 위한 그리기 행위에 동반되는 작가의 드로잉은 배우기의 과정이자 결과다. 작가는 그리는 행위를 하면서 동시에 레디메이드 색연필, 색칠공부 도안들, 세상을 재현해내는 내러티브의 변화를 아카이빙한다. 행동이 동시에 기록의 방법론이 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왜 빗방울은 푸른 얼굴의 황금 곰과 서커스에서 겹쳤을까?>는 전시장 벽에 걸린 190여 점의 드로잉 중 몇 점의 드로잉 제목이기도 하다. 누락된 검색어, 비밀 문서처럼 보이는 이 이미지와 기호를 볼 수 있는 곳은 시청각 랩이다.



『계간 시청각』창간호

용산구 용문동에 자리한 시청각 랩은 『계간 시청각』을 만드는 오피스 개념의 전시 공간이다. 2020년 4월 24일 박미나의 전시로 문을 열었다. 시청각 랩은 두 개 이상의 시간대가 흐른다. 이 하얀 벽은 자하문로 57-6번지의 매 장면을 연상시키지는 않지만, 당시 진행된 작업과 연구, 글쓰기를 문제로 다룬다. 시청각 랩은 전시보다 연구라고 불리는 물질들을 수집하고 또 다른 방식의 전시를 경험하고자 한다. 이곳은 교회로 쓰이던 건물 1층에 위치한다. 앞에는 여전히 십자가가 붙어 있고 밖으로 열리는 창문은 세 개다. 2020년 1월부터 편집위원(구동희, 박가희, 신지현, 현시원)과 함께 준비 중인 『계간 시청각』 봄호는 ‘GPS’를 다룰 예정이며 오는 6월 출간된다. 픽건설(pic.constr)의 공간 디자인, 슬기와 민의 전시 그래픽디자인, 홍은주 김형재의 시청각 홈페이지와 간판 디자인 등을 다룰 예정이다. 또 다른 지면이 있다면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No Space, Just a Place> 전시장 3층의 막다른 곳에 위치한 ‘AVP ROUTE’에 대해서도 쓰고 싶다. 박선호 작가의 영상이 보이는 곳은 원래
하얀 가벽이 세워지기 전 인왕산이 보였다는 사실과 함께, 여기 있는 작가들의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말이다. 전시를 보고 온 후 말하기로 하자.


*편집자 주_시청각(Audio Visual Pavilion)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7-6의 전시 공간이었다. 2006년 창간된 독립 잡지 『워킹매거진』의 멤버인 안인용과 현시원이 공동 운영했다. 2주에 한 번씩 4페이지 안팎의 「시청각 문서」를 발행, 이를 엮어 『시청각 도서』를 발간했다. 구민자, 김동희, 잭슨홍, 윤지원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김신식, 김재석, 듀나, 박솔뫼 등의 텍스트를 실었다.

Posted by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