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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백남준 in Photography

2019.06.14 10:53

임영균 개인전 <백남준 지금, 여기>는 흑백 사진으로 포착한 백남준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한다. / 조현대 기자



<임영균의 예술가 초상사진집을 들고 있는 백남준, 뉴욕 소호>
젤라틴 실버 프린트 40×55cm 1994

이길이구갤러리(2GIL29 GALLERY)에서 열린 사진가 임영균의 개인전 <백남준 지금, 여기>(5. 9~25)는 우리에게 ‘위대한 예술가’ ‘세계적인 작가’로 익히 알려진 백남준을 주제로 한다. 20세기 새로운 기술 문명을 바탕으로 지구를 횡단하며 미디어아트 선구자라는 후광 이면에 가려진 백남준의 인간적 면모를 그가 미국에서 진행했던 퍼포먼스 실황, 스튜디오에서 보내는 일상을 포착한 흑백사진으로 조명한다.
임영균은 1982년 신문사 특파원 자격으로 뉴욕에 건너갔다. 그로부터 1년 뒤, 초상 사진을 촬영하는 목적으로 백남준을 처음 만났다. 이미 현지에서 예술가로서 명망을 쌓아가고 있던 백남준은 첫 만남이었음에도 흔쾌히 그를 뉴욕 소호 스튜디오로 초대해 반겨주었다고 한다. 이번 개인전에 출품된 <스튜디오 안의 백남준>(1983)은 백남준을 처음 만난 바로 그날 촬영한 사진이다. 낡은 TV 케이스와 부속품들 사이에 앉아 누군가와 통화하는 백남준 앞에는 타지에서 만난 동향 사람을 위해 정성스레 마련한 먹을거리가 놓여 있다.



<백남준의 바이 바이 키플링 퍼포먼스, 라마마 극장> 젤라틴 실버 프린트 40×55cm 1986

같은 날 저녁에 촬영한 <스튜디오 앞의 백남준>(1983)은 임영균과 헤어지는 순간까지 스튜디오 밖에 나와 웃으며 배웅하는 모습을 담았다. 그는 “항상 따뜻하게 주변을 챙기는 백남준의 마음씀씀이는 자신이 현지에서 동양인으로서 받는 차별을 이겨낼 수 있었던 큰 버팀목이 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백남준은 주요 미술 관계자에게 나의 작업을 직접 소개하기도 하고,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나에게 자신의 친척 주소까지 알려 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이후 임영균은 백남준의 행적을 그림자처럼 뒤쫓으며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머나먼 타향에서 만난 후배를 아낄 줄 아는 ‘사람’ 백남준은 물론, 위대한 예술가의 진면모를 담았다. 전시는 백남준이 자신의 작품과 함께 있는 모습이나 직접 진행하고 참여한 퍼포먼스의 실황을 담은 사진을 중심으로 보여 준다. 대표적으로 샬롯 무어만(Charlotte Moorman)과 함께한 비디오 퍼포먼스 <TV 첼로>(1982), 사상 최초로 위성 생중계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등의 사진을 소개한다.



<샬롯 무어만을 기억하며,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젤라틴 실버 프린트 115×160cm 2000

특히 1986년 10월 14일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열린 백남준의 ‘위성 예술쇼’ <바이 바이 키플링>은 리빙씨어터(The Living Theater) 무용단, 작가 키스 해링(Keith Haring), 가야금 주자 황병기,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Ryuichi Sakamoto) 등이 협연한 대규모 공연이었다. 임영균은 만신 김금화가 직접 보낸 산신도 13점이 걸린 무대 위에서 만신의 신딸이 전통 굿판을 벌이는 순간을 포착했다. 사진은 이를 생중계하기 위해 무대 앞에서 촬영 중인 카메라맨, 백남준의 TV 조각, 관객을 함께 담아내 당시의 현장감을 생생히 전달한다.



<Award of Liberty 기념식에서의 백남준, 뉴욕> 젤라틴 실버 프린트 55×40cm 1986

Posted by 조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