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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문화, 청춘의 해방구

2019.05.15 13:09

언더그라운드 클럽문화가 동시대 예술과 만났다. 현란한 조명과 사운드가 공존하는 전시로 초대한다. / 조현대 기자



애섬 비비드 아스트로 포커스 <Homocrap #1> 멀티미디어 설치 가변크기 2005_강한 네온과 벽면 드로잉을 가득 채운 공간은 작가의 젠더, 정치적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최근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특정 시기의 문화적 현상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Energy Flash: Goodnight>(4. 18~8. 25)전은 1990년대 유럽의 언더그라운드 클럽과 레이브 문화(Rave Culutre)를 재조명한다. 전시제목은 DJ 조이 벨트란(Joey Beltran)이 프로듀싱한 기념비적인 하우스 음원에서 빌려 왔다. 2016년 벨기에 앤트워프 M HKA에서 동명의 전시가 열린 적 있다. 2019년의 서울에서 1990년대 젊은 세대의 심리적 문화적 사회적 해방구로 기능했던 클럽과 레이브 문화를 살펴보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전시는 크게 두 섹션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은 언더그라운드 클럽과 서브컬처 역사의 한 장면을 보여 주면서 레이브 문화를 소개한다.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는 꾸준히 클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그의 작품 <The Spectrum>는 붉은 조명 아래, 자유롭고 활기차게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며 관객을 경쾌한 분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맷 스토크스(Matt Stokes)는 케이브 레이브(Cave Rave)를 기록한 <Real Arcadia>를 선보였는데, 이는 앤트워프 전시에도 출품됐다. 그가 모은 플라이어 믹스테잎 티셔츠들은 관객이 낯선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기능한다.



로테 앤더슨 <Dance Therapy> 5채널 비디오, 오디오 가변크기 2017_클럽 파티를 ‘치료’의 시공간으로 변모시켰다.

두 번째 섹션은 레이브 문화와 관련한 인물 사건 장소 등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다. 클럽 디자이너 벤 켈리(Ben Kelly)는 색색의 파이프 기둥을 설치한 작품 <BK/HC/DJ/FAC70A>를 선보였다. 직접 인테리어한 영국 맨체스터의 1세대 클럽 하시엔다(Hacienda)의 디자인적 요소를 각색한 것. 작품은 레이브 문화를 널리 퍼뜨리는 데 선구적 역할을 했던 장소의 기억과 시간을 소환한다. 페기 구(Peggy Gou)는 혼자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부스 설치작품 <PDPG(Personal DJ Peegy Gou)>를 출품했다. 비좁은 공간 안에서 음악과 함께 DJ와 1대1로 소통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우창(Wu Chang)은 다큐멘터리 영상 <Into A Space of Love>에 클럽의 퍼포머, 크로스드레서 등 여러 인물의 인터뷰와 퍼포먼스를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화려한 영상미가 가미된 장면들은 1960년대 반문화운동의 영향과 뉴욕 언더그라운드 클럽의 현재를 말한다.
언더그라운드 클럽과 레이브 문화의 배경에는 당시 젊은 세대가 기성 질서에 품었던 반발과 저항 정신이 깊이 새겨져 있다. 이들은 클럽에서 통제와 억압으로부터 탈주를 시도했고, 퀴어 인종 젠트리피케이션 등을 마주보는 제3의 문화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했다. 전시는 레이브 문화가 단순히 소모적 일탈 행위가 아니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자극제이자 ‘청춘의 해방구’임을 밝힌다.

Posted by 조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