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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글쓰기

2019.03.11 11:49

백지숙과 김장언의 신간이 출간됐다큐레이터의 글쓰기를 보는 좋은 출발점이다. / 박재현 기자


《본 것을 걸어가듯이》(백지숙 지음, 미디어버스, 25,000원)

백지숙의 신간 《본 것을 걸어가듯이》는 1992년부터 2018년까지 집필한 글 40편을 시간순으로 담고 있다. 책 제목은 그가 2004년 마로니에미술관에서 기획한 민정기의 개인전 제목을 빌어 왔다. 그는 아르코미술관 관장, 인사미술공간 프로젝트 디렉터(2005~08), 아뜰리에 에르메스(2011~14),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2013~14), 미디어시티서울(2016) 등의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글의 출처는 다양하지만, ‘큐레이터의 글쓰기’라는 자의식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필자는 후기에 큐레이터로서 비평적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로, “글이라는 걸개가 미술의 자의성(사기성)을 제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적어 둔다. 그에게 “큐레이팅의 글 작업은 미술의 번역일 뿐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고독한 창작 과정”이다. 민중미술, 정치, 도시, 북한미술, 기관, 아카이브, 뉴미디어 아트 등 1990년대 이후의 주요 미술담론이 책의 큰 흐름을 만드는 가운데, 여성작가의 작가론이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 윤석남 박소영 장영혜 최소연 정정엽 김명희 김주영 양주혜 김옥선 고산금 류준화 김정욱 주황 정재연 곽이브 송상희 양혜규 홍승혜 등에 관한 글을 수록했다. 여성과 미술을 책의 중요한 테마로 선택한 이유를 필자는 “일을 시작할 때부터 페미니즘은 민중미술과 더불어 활동의 주축이었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다 충분히 개화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으로 설명한다.
 



《본 것을 걸어가듯이》의 목차

김장언의 불가능한 대화2013년부터 2018년도에 쓴 글을 묶은 책으로, 부제는 미술과 글쓰기. 책은 1전환과 공회전, 2무한한 대화, 3/가능한 글쓰기로 구성됐다. 필자가 시도한 글쓰기 실험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각주와 미주 없는 글쓰기. 둘째, 미술 글쓰기 방법론으로서 픽션과 논픽션을 재발명하기. 셋째, 글쓰기에서 대화를 다시 창안하는 것. 필자에게 이 책은 그런 실험의 결과물이다. 강연 중 진행된 질의응답의 녹취록, 작가와 주고받은 메모, 대담 등 글의 형식도 다채롭다. 예를 들어, 구동희 개인전 도록을 위해 썼던 <Mr. GMs. K의 기묘하고 신나는 하루>는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독자의 흥미를 자아낸다. 책의 목록만 보면, 한 권의 시집을 보는 느낌이다.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거나 두 인물의 대화 형식을 취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글에는 20여 년간 미술계의 다양한 장소에서 전시기획 및 비평 활동을 해 온 저자의 경험이 응축되어 있다. 그는 제7회 광주비엔날레 <제안전> 큐레이터(2008),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기획2팀장(2014~16), 미디어시티서울 디렉토리얼 컬렉티브(2018) 등을 역임했고, 2009년 설립한 독립적 동시대미술 실험실인 노말타입(Normal Type)2013년까지 운영했다. 두 큐레이터가 생생한 현장 언어로 써 내려간 글 속에서 한국 동시대미술의 역사를 추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불가능한 대화》(김장언 지음, 미디어버스, 15,000원)


불가능한 대화》의 내지

Posted by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