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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욜라展

2019.01.14 10:10

고전을 ‘기계 추상’으로
콰욜라展 2018. 12. 14~2. 24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
 


파라다이스시티의 이벤트형 쇼핑 아케이드 플라자에 설치된
콰욜라의 대표 비디오 설치작품 <Strata>

지난 9월 인천의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에 문을 연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에서 미디어아티스트 콰욜라의 대규모 개인전 <비대칭 고고학(Asymmetric Archaeology)>(2018. 12. 14~2. 24)이 열렸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런던에서 활동하는 콰욜라는 세계 유수의 갤러리 및 미술관의 전시에 출품하고, 2013년 최고 권위의 미디어아트 공모전 프릭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Prix Ars Electronica)의 대상인 골든 니카(Golden Nica)를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젊은작가다. 한국에서는 가수 G-Dragon이 기획해 화제를 모은 전시 <피스마이너스원>(서울시립미술관 2015)에 3D 조각작품 <Captives, Matter>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콰욜라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자 지난 10여 년간의 주요 시리즈를 6개의 섹션에 걸쳐 총망라하는 자리다.
 


3D 레이저 스캐너가 포착한 디지털 풍경 <Remains>(부분)

작가는 헬레니즘 조각, 고전 명화, 바로크 건축물을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추상적인 형태로 변형하면서 전통과 현대, 인간과 기계, 자연과 인공 등 상반된 개념의 관계를 탐구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눈으로 재해석한 고전의 이미지, 즉 ‘비대칭 고고학’인 것이다. “나는 로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옛 건축, 회화, 조각을 접하고 그것들의 영향을 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고전의 산물에 오늘날 기술을 결합하면 어떤 결과물이 탄생할지 궁금했다.”
출품작 <Iconographies>는 르네상스 및 바로크 회화의 구도와 색채 배합을 변환해 기존 그림의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서사를 제거했으며, 반 고흐의 그림에 착안한 <Pleasant Places>는 초고화질로 촬영한 풍경사진을 컴퓨터 프로그램이 직접 추상화로 변형하는 디지털 페인팅 시리즈다. 또한 파라다이스시티의 이벤트형 쇼핑 아케이드 플라자에 설치된 가로 25m, 세로 8.3m LED 스크린에서는 그의 대표 비디오 설치작품 <Strata> 시리즈가 상영됐다. 고전 명화와 바로크 건축을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이 작품을 위해 2006년부터 로마 성피에트로대성당, 파리 노트르담대성당,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등의 소장품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작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도 결국 그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자의 의도가 개입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알고리즘은 인간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물을 보여 줄 만큼 발전했다. 비유하자면 내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운 <Remains>는 고정밀 레이저 스캐너로 포착한 자연풍경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렌더링 과정을 거쳐 대형 용지에 프린트한 작품이다. 3D 스캐너가 사물의 표면을 ‘구(球)’라는 데이터로 인식해 일종의 점묘화를 그리는데, 촬영한 위치를 기준으로 대상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밝게 표현된다. “스캐너는 디지털 정보를 재료로 데이터를 시각화한다. 작품 곳곳에는 피사체가 없는 공백에도 구를 표시한 부분이 있는데, 이는 스캐너의 인식 오류로 발생한, 기계가 직접 판단해 만든 흔적이다.”
 


알고리즘이 주입된 산업용 기계가 만든 조각작품 <Laocoön>

한편, 마지막 섹션에 설치된 <Sculpture Factory>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미켈란젤로의 ‘미완성(nonfinito)’ 기법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대형 산업용 로봇이 알고리즘에 따라 베르니니의 1622년작 <The Rape of Proserpina>를 실시간으로 변형, 조각하는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친다. “로봇 퍼포먼스는 작품의 제작 과정을 보여 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나는 기계의 협업자 역할을 강조하면서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에 주목한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한 대형 대리석 조각작품 <Laocoön>은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조각 <Laocoön and His Sons>를 <Sculpture Factory> 프로젝트를 통해 변환한 결과물이다. 최첨단 기술과 협력해 고전을 재해석하는 콰욜라.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기술력이 그의 아이디어와 만나 또 어떤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자신의 작품 <Sculpture Factory> 앞에 선 콰욜라. 1982년 로마 출생. 파리 갤러리샤를로, 베를린 놈갤러리, 뉴욕 비트폼즈갤러리 등에서 개인전 개최. 뉴욕 파크애비뉴아모리,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뮤지엄, 파리 팔레드도쿄 등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 참여. 프릭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골든 니카(2013) 수상. 현재 런던에서 거주하며 활동 중

Posted by 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