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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도쿄2017

2017.05.12 15:58

미술을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아트페어도쿄2017 3. 16~19

JSP갤러리홍콩 부스의 론 잉글리시 작품  

제12회 아트페어도쿄가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렸다. 아트페어도쿄는 매년 봄 도쿄에서 개최되는 일본 최대의 아트페어. 일본미술을 대외로 알리는 발신처이자 미술시장의 ‘지금’을 가늠할 수 있는 장이다. 특히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고미술, 공예에서부터 일본화, 근대미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의 작품이 전시, 판매된다. 이번 아트페어에는 미술관계자, 애호가뿐만 아니라 각국 외교관, 정관계 인사, 경제계의 주요 인물들이 방문했다. 올해는 최대 입장객 6만 명을 기록했다.

아트페어도쿄의 올해 행사 주제는 ‘Art is Alive-아트에 가깝게, 아트가 가깝게’다. 미술작품과 사람과의 거리를 좁힐수록, 작품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가 본질적으로 가까워진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했다. 주최측은 “오늘날 아트는 자신의 영역을 더욱 더 넓혀, 보통사람들의 일상으로까지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추세다. 아트는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언어의 장벽에 얽매이지 않는 공간과 시간을 창출해 사람과 사람을 서로 묶는다. 결국 아트는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아트페어도쿄2017의 전시회장은 크게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는 전시장 입구의 로비갤러리. 올해는 특별전 <포켓의 희망(Hopin's Pocketful)>을 열었다. 참가갤러리로부터 미래를 향해 날개를 펼치고 있는 젊은작가의 작품 60여 점을 모아 무료입장의 로비갤러리에서 전시, 판매했다. ‘포켓’은 비밀스런 희망이나 다른 세계로 연결된 감각, 비교적 구입하기 쉬운 저가작품이라는 의미를 띤다. 실제 전시작품은 10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 한편 미얀마를 대표하는 원로 추상화가 우 란 지웨(U Lun Gywe)와 도쿄대학 대학원 목질재료연구실 설계의 <Installation Kaguya>의 협업 코너, 이탈리아 자동차 람보르기니의 아트카 등이 역시 아트페어 행사장 입구에서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두 번째 메인세션은 갤러리부스. 올해는 국내외 150개(해외 17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이중 첫 참가화랑은 22개. 한국은 서울의 유진갤러리, 대구의 갤러리이리텀(Irritum)이 참가했다. 메인세션은 전시회장 중앙대로를 경계로 현대미술을 다루는 ‘South Wing’, 고미술과 공예를 취급하는 ‘North Wing’로 나누어 전시한다. 부스 크기가 일반적인 국제 아트페어에 비해 작기 때문에 10~20호 이내의 소품 위주로 부스를 꾸미는 갤러리가 많다. 

갤러리세션에서는 2개의 특별전이 열렸다. 그 하나는 ‘Projects.’ 12개 갤러리가 각각 1명씩의 작가를 선정해 ‘South Wing’에 개인전 형식으로 전시를 펼쳤다. 독일은행이 협찬했다. 또 하나는 공익재단법인 폴라미술진흥재단이 꾸민 부스. 이 재단이 실시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수혜작가 4명이 그룹전을 열었다. 해외 연수를 통해 창작 활동의 자극을 받고, 이후 진화를 지속하고 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이 소개됐다. 이 4명의 작가는 ‘감수와 창발(創發)’이라는 주제로 도심 긴자의 폴라뮤지엄아넥스에서도 동시에 기획전을 개최됐다.

세 번째는 억세스(access)세션. 갤러리 부스의 단조로운 형식에서 벗어나 축제 성격으로 관객의 관심을 유도하는 전시가 열렸다. 미술의 외연을 넓히는 크로스오버 기획을 통해  ‘Art is Alive’의 실천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Tokyo Girls Collection 2017 Spring/Summer’와의 패션 협업, 일본의 살아있는 국민화가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작품 <Mirrored Room>(이 무렵 도쿄 국립신미술관에서는 쿠사마의 대규모 회고전(2. 22~5. 22)이 열려 블록버스터 급의 대성황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의 가두광고에 X자 눈을 가진 캐릭터를 그려넣는 작품으로 유명한 스트리트아티스트 카우스(KAWS)와 프랑스의 현대미술가 미셀 오토니엘 작품의 선의의 경쟁 전시, 국제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젊은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Asian Art Award’ 신설(Warehouse TERRADA 후원), 미국작가 론 잉글리시(Ron English)의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 등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FUMA컨템포러리도쿄 & 분쿄아트 부스의 요시토시 카네마키 작품 

아트페어 기간 중에는 부대행사로 파티, 토크, 강연 등이 이어졌다. 국제행사로 ‘Asia Media Meeting’이 열렸다. 이 행사는 각국의 온/오프라인 미디어 관계자를 초빙해, 정보교류의 자리를 마련하고 아시아미술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기획됐다. 초청 미디어는 《Art Net》(미국), 《CANS》(타이완), 《Hi ART》(중국), 《예술신조》(일본), 《아트콜렉터》(일본) 그리고 《아트인컬처》(한국). 토론은 최근 각국의 특기할 만한 아트씬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일본의 미술문화와 관련해 토픽을 도출하는 내용이었다. 본지에서는 김복기 대표가 참가해, 아시아에서 일본미술이 차지해온 역사적 위상, 아시아 미디어의 현안과 협력관계 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개진했다. 올해 아트페어도쿄는 외형적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새로운 ‘변화’의 기운이다. ‘Asia Media Meeting’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아트페어도쿄(결국은 일본미술)를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의 변화된 분위기다. 그 변화의 좌표는 2020도쿄올림픽 개최라는 국가적 희망으로 쏠려있다. 일본은 올림픽 개최에 모든 국가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대사(大事)는 ‘거품 붕괴’ 이후의 잃어버린 시간들, 특히 잇따른 국가적 재난으로 바닥으로 떨어진 국격(國格) 회복의 도저한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트페어도쿄2017 총감독 나오히코 키시

최근 ‘아베 노믹스’가 성공을 거둬 그 효과가 도처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에 <일본재흥전략2016>을 공표했다. 전통공예품과 현대미술을 위시해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문화자원을 지역 경제의 기폭제로 활용해, 2015년까지 문화GDP를 현재의 5조 엔에서 18조 엔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한편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16년에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는 2,000만 명을 넘었다. 역대 연간 최고기록이다. 대망의 2020년을 향해 여행자 숫자뿐만 아니라 여행소비액도 목표를 높이 설정하고 있다. 관광청은 그 여행 체험과 소비가 일어나는 관광지나 콘텐츠의 중심을 특히 문화예술에 두고 있다.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감안할 때, 지금이야말로 아트페어도쿄의 정체성이나 평가의 잣대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아트페어도쿄는 아시아권에서조차도 마이너 아트페어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미술시장의 측면에서 볼 때 현대미술을 이끌어가는 대가들의 고가 작품은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무라카미 다카시,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을 정작 아트페어도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제 ‘시장’의 측면을 떠나 일본 국내 ‘문화’ 인프라의 측면에서는 아트페어도쿄가 미술과 삶의 건강한 관계설정에 치중하는 플랫폼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비록 아트페어도쿄가 ‘내수시장’에 머무를지언정 특유의 세심하고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의 저변을 차근차근 다져나가는 것도 하나의 모범적인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아트페어는 ‘국제성’라는 막연한 허세를 내세우는 것은 아닌지, 그때그때 단기적인 ‘시장’의 변화에 춤추는 것은 아닌지. 자국의 사정에 걸맞은 아트페어! 아트페어도쿄는 그 구체적인 실증을 위해 <일본 아트산업에 관한 시장조사 2016>를 실시해, 그 통계 및 분석 자료를 카탈로그에 실었다. 한국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 선산 기자

Posted by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