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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작가 한묵, 102세로 타계

2016.12.08 16:29

우주의 질서를 화폭에 담아낸 추상화의 거목
원로작가 한묵, 102세로 타계하다


<한묵 & 이응노>(르콩소르시움 2016)전 오프닝 리셉션에 참석한 한묵_2012년 한묵은 갤러리 현대에서 도불 51주년 기념전을 열었다. 그때 생애 처음으로 발간한 화집에 그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그 어떤 ‘힘’에 대한 도전”이라고 썼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한묵(韓默. 본명 백유) 화백이 11월 1일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102세. 한국미술사의 최고령. 고인의 유해 안장식은 11월 20일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렸다. 안장식에 앞서 삼청로 현대화랑 두가헌에 빈소를 마련했다. 
한묵은 1914년 서울에서 태어나 1930년대에 만주에서 그림 수업을 시작해 일본 도쿄 가와바타(川端)
화학교를 졸업했다. 1955년 홍익대 교수로 부임한 그는 1956년 유영국 박고석 이규상 황염수 등과 함께  ‘모던아트협회’를 결성해, 보수적인 경향의 국전과 거리를 두고 현대적인 그룹 활동을 펼쳤다. 이후 1961년 화단의 ‘도불(渡佛)’ 흐름을 타고 파리로 건너가 타계할 때까지 기하추상의 세계를 천착했다. 

<공간> 캔버스에 유채 195×110cm 1981

한묵의 작품은 1970년을 기점으로 ‘평면 구성’ 시기와 ‘공간의 다이나미즘’ 시기로 나뉜다. 전자의 작업은 주로 화면 속 공간의 2차원적 평면에 대한 탐구였다면, 후자의 작업은 1969년 인간의 달 착륙에 변화의 계기를 얻어, 우주의 4차원적 시공간을 역동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2차원 평면에 4차원 우주 질서를 담겠다는 야심이었다. 그는 조형의 기본 요소인 점선면, 빨강 파랑 노랑 3원색으로 우주와 자연의 질서를 함축하는 추상에 매달렸다. 화면은 소용돌이 형상이 역동적으로 울려 뻗어나갔다. 새로운 우주진화론 및 역학, 현기증, 사이키델릭 등 새로운 비전으로 일구어낸 기하학의 세계는 무한한 우주 속에 던져진 인간의 전율 같은 것이었다. 한묵은 유화 물감을 구사하면서도 먹과 붓을 병행했으며, 서구의 추상을 실험하되 동양의 정신성을 결코 놓지 않았다. 차디찬 기하학을 내세우면서도 그 배경에는 언제나 따뜻한 서정성이 움터 나는 세계였다. 동/서, 음/양, 이(理)/기(氣)가 공존하는 세계였다.  
한묵은 1975년 상파울루국제미술비엔날레, 1980년 카뉴국제회화제 등 국제전에 출품했으며,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덕수궁미술관에서 42년 만에 감격적인 귀국전을 개최했다. 최근 전시로는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전으로 프랑스 디종에서 <한묵 & 이응노>전(2015. 10. 30~2016. 1. 24)이 열렸다. 2011년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다. 그는 말년에 “붓대 들고 있다 씩 웃고 간다”는 말을 남겼다. 천생 화가였다. / 선산 기자

 

Posted by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