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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기 by 사진가 김익현 홍진훤

2016.07.04 17:24

지금여기 by 사진가 김익현 홍진훤
‘now, here’와 ‘nowhere’ 사이의 간극을 바라보는 곳

오늘날 한국 미술계에 나타난 크고 작은 새 좌표를 본격적으로 찾아 나선다. 이름하야 ‘21세기 아티스트-런 스페이스’. 오늘날 작품을 넘어, ‘공간’이라는 물리적 매개체를 통해 더욱 확장되고 있는 작가들의 표현 방식과 그 목소리를 기록한다.
 


김익현 <Link Path Layer 포천 금주광산> 잉크젯 프린트 160×200cm 2016

‘종로구 창신동 해발고도 70m에 위치한 전시공간’.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친절한 ‘경고’를 단단히 되새겼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방문길 모두 길을 헤매고 말았다. 좁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는 내내 정신적 신체적 신경이 곤두서는 동시에, 유난히 삶과 밀착된 디테일이 살아 있는 특유의 정취에 호기심도 커지는 독특한 동네. 이 “서울 같지 않은” 장소에 자리한 지 2년, ‘지금여기’는 벌써 13번째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작업을 하는 김익현과 홍진훤이 운영하는 이 공간은 ‘사진을 위한 대안의 공간’을 염두에 두고 처음 시작됐다. 두 사람이 좋아하는 심보선 시인의 시에서 ‘지금여기’라는 문구를 따 왔다. 50여 평의 공간은 원래 주차장과 봉제공장으로 사용되던 곳.  공간디자인을 비롯해 로고 및 포스터 디자인은 물질과 비물질이 맡았다.  
2015년 1월 17일, 트위터로 시작된 좌담회 <접속유지>로 100여 명이 넘는 많은 관람객이 추운 오르막길을 오른 뒤, ‘지금여기’는 <지금 여기, 장님 코끼리 만지듯> <타임라인의 바깥> <어쩌다 이런 곳까지>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서울시립미술관 <서울바벨>의 전시 속 전시) 등 여러 차례 기획전 및 초대 개인전을 열었다. 연 2회 가량은 지원금을 받은 젊은 작가들의 대관 전시도 진행한다. 최근에는 사무실 공간 한 켠에서 일명 ‘기생 전시’라고 부르는 김주원의 개인전 <지금여기, 밝은 세계>를 무려 1년 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전시’라는 제도를 실컷 실험하며 젊은 작가 및 현대미술에 대해 좀더 ‘공부’ 해보는 자유로운 플랫폼을 꿈꾼다. 
 


홍진훤 <임시 풍경> 지하철 경찰병원역 2012

두 작가는 2년간 공간을 운영하면서 “예술가로서의 삶과 작업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개인 작업뿐만 아니라 하나의 전시를 기획하고 완성하는 책임, 같은 세대의 작가는 물론 미술계와 소통하는 방식과 태도를 몸소 배워 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기성제도 안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작가로서의 두려움으로부터도 자유로워졌다. 물론 이 훈훈한 과정 속에는 의외의 ‘불일치’(?)도 자리한다. 두 사람이 마음이 잘 맞아 공동 운영을 시작했지만, 전시를 기획할 때는 “죽도록” 의견이 안 맞는다고. 서로를 설득시키고 안 되면 다시 원점부터 시작하는 대화와 토론이야말로 바로 ‘지금여기’를 이끌어 가는 진짜 원동력은 아닐지. 
 


올해 3월 지금여기가 기획한 <.jpg>전 전경 2016

두 작가는 처음 공간 이름을 정할 때 다소 고민을 했다고 한다. SNS의 타임라인에 맞춰 흘러가는 시간 속을 사는 세대로서, ‘지금여기’를 말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여기’란 단어처럼 가장 정확하면서도 또 모호해서 매력적인 단어가 또 있을까? 두 작가가 말하는 ‘now, here’와 ‘nowhere’ 사이의 간극처럼, 다양한 기준에 따라 ‘지금여기’라는 순간은 늘 변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여기’는 늘 열려 있는 장소와 순간을 의미한다. 단지 바란다면, 그 순간이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http://space-nowhere.com
 

홍진훤(왼쪽) / 1980년생. 스페이스오뉴월(2015), 스페이스99(2014)에서 개인전 개최. <사회 속 미술-행복의 나라>(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016) 등의 단체전 참여.

김익현(오른쪽) / 1985년생. 지금여기(2016), 공간413(2012)에서 개인전 개최. <URBAN SYNESTHESIA>(타이완 가오슝미술관 2015) 등의 단체전 참여

Posted by 장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