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Exhibitions

장 폴 고티에展

2016.06.03 14:35

아방가르드 디자이너의 한국상륙
장 폴 고티에展 3. 26~6. 30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장 폴 고티에>전 전경 2016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나는 장 폴 고티에입니다.” 선원을 연상시키는 스트라이프 무늬 니트를 입은 사나이가 프랑스 억양의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는 가운데, 맞은편에는 사이렌(Siren) 신화 속 인어가 바위 위에 앉은 듯한 포즈를 잡고 관객을 지그시 주시한다. 번쩍거리는 소재로 후광 모티프를 표현한 머리 장식을 두른 ‘성녀’들은 성가를 합창하는데, 무심한 눈빛을 한 채 입을 벙긋거리는 모양이 신비롭고도 기괴하다. 사실 이들은 사람이 아니다. 모두 장 폴 고티에의 고급 맞춤복 ‘오트쿠튀르’ 의상을 입은 마네킹으로, 얼굴 부위에 영상 프로젝션과 음향 효과를 더해 마치 실험극에서 볼 법한 장면을 연출한 것.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는 <장 폴 고티에>전의 광경이다. 전시는 2011년 6월 퀘벡 몬트리올미술관과 파리 장폴고티에하우스가 공동기획한 세계 순회전이다. 서울 전시는 미국 달라스미술관, 런던 바비컨센터, 파리 그랑팔레, 뮌헨 쿤스트할레 등 전 세계 11개 도시 ‘월드 투어’의 종착지. 앞서 220만여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아 화제를 뿌린 이번 전시의 유일한 아시아 ‘거점’이 됐다. 디자이너는 “내 작품을 아시아에 선보일 더 아름다운 장소는 상상할 수 없다”며 서울 전시에 대해 기쁨을 표했다.
 


피에르 & 질 <The Virgin with the Serpents(Kylie Minogue)> 2008

장 폴 고티에는 1976년 기성복 라인(프레타포르테)으로 패션 비즈니스에 입문하고 1997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오트쿠튀르 하우스를 창립하면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패션계 ‘앙팡테리블’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그의 오트쿠튀르는 드라마틱하고 섹슈얼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치 공연 무대와 같은 화려한 세팅과 퍼포먼스로 펼쳐지는 패션쇼로도 유명하며, 주로 개성 강한 헐리우드 스타들이 선호하는 디자이너다. 전시장에서도 마돈나의 뮤직 비디오와 아기네스 딘의 패션 화보 등이 눈에 띄었다. 저명한 패션 사진가 피터 린드버그, 파올로 로베르시가 찍은 이들의 대형 사이즈 사진 옆으로 사진 속 의상이 함께 전시됐다. 1980년대 ‘섹스 심볼’로 떠오른 마돈나의 트레이드 마크인 ‘콘브라’의 유래도 공개됐다. 디자이너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곰인형 ‘나나’에 신문으로 최초의 원뿔 모양 브래지어를 만들었던 것. 이번 전시는 그의 40여 년 커리어를 총 결산하는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그는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 패션쇼도 함께 개최했다. 그의 한국 첫 패션쇼다. 아카이브에서 가져온 의상 30여 벌과 함께 치마저고리와 갓 등 한국 전통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새롭게 만든 의상 10여 벌 등 총 45벌을 선보였다.

Posted by 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