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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 Culture

20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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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2014년 1월호는 연감(Annual Report)로 꾸렸습니다. Art는 미술전문가 36인을 대상으로 '한국미술계에 좋은 전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2010년부터 진행한 '올해의 전시' 특집은 한 해 전시 문화의 다양한 층위를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거시적인 시각으로 전시 문화의 형식과 내용의 흐름에 주목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전시공간은 물론, 전시기획자에 관한 평가를 양성화함으로써 전시 생산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국 전시문화가 나아가야 할 장기적 비전을 그립니다. 항목별 점수를 계산해 결정된 그룹전과 개인전 Top 10의 화보를 구성했습니다. 또한 앙케트 에서 2회 이상 중복 추천을 받은 전시와 Art에서 선정한 전시를 수합해 2013년 열린 전시 100건의 리스트를 싣습니다. 국내뿐아니라 2013년 한 해 동안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해외전시 100건의 목록과 10건의 주요전시를 소개해 오늘의 아트씬을 분석하고, 내일을 예견합니다. 마지막으로 2013년 미술계의 각종 행사/인물 동정을 월별로 정리한 타임라인, 한국작가의 해외 동향/미술시장/새 전시공간/미술정책/주요 서적을 분석한 논고를 싣습니다. Art의 컨텐츠를 되돌아보는 섹션과, '편집회의' 심포지엄, 독자 설문조사를 정리한 리포트 역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Contents

ANNUAL REPORT

046    올해의 전시
         앙케트
         기획전 TOP 10
         개인전 TOP 10
         인덱스 100

123    올해의 해외전시
         인덱스 100
         해외전시 TOP 10

136    올해의 미술계
         TIME LINE / 인물 & 사건
         TOPIC / 글로벌 네트워크, 미술시장, 새 전시공간, 미술정책, 출판물
         CONTENT / 아트인컬처 2013 컨텐츠
         REPORT / 아트인컬처 2013 총결산

Articles

[ANNUAL REPORT] 아트인컬처 2013

컨템포러리 아트, 컨템포러리한 잡지 : 
2013년 아트인컬처 총결산


1999년 10월 창간한 아트인컬처는 2014년 1월 현재까지 통권 172호를 발행하며 한국 최고의 미술 정론지로 입지를 굳혔다. 아트인컬처는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 지난 2013년 1월 ‘제2의 창간’이라 할 만큼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해 컨텐츠와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이전과 다른 혁신호를 내놓았다. 1, 2월에 걸쳐 발행한 특집호는 “What is Contemporary Art?”라는 의제를 두고 컨템포러리 아트의 본질을 파헤쳤다. 이후 이 키워드와 관련된 시리즈 기사를 기획해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작가, 큐레이터, 평론가 등 미술계의 여러 구성원의 참여와 관심에 힘입어 완성도 높은 12권의 잡지를 발간해 낼 수 있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필자-에디터-독자’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부와 주요 필진이 ‘편집회의’를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컨셉트로 심포지엄을 개최, 지면의 울타리를 넘어서 독자와의 스킨십을 처음 시도했다. 또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더 많은 독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필자-에디터-독자’의 현장 대면


계원예술대학교 자코뱅에 진열된 아트인컬처

지난 12월 8일 경기문화재단의 ‘2013년 예술로 가로지르기’ 두 번째 블록강좌 <편집회의(Editorial Table)>가 계원예술대학교 정보관 6층 자코뱅에서 개최됐다. 2013년 아트인컬처의 의제였던 “What is Contemporary Art?”를 메타비평적 방식을 통해 공적 담론으로 확장하고, 한국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강좌는 1,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호경윤 편집장의 사회로 ‘이것이 한국의 컨템포러리 아트다!’라는 주제 아래 평론가 4인이 2명씩 짝을 이뤄 토크 형식의 발표를 진행했다. 2부는 김복기 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아 ‘무엇이 컨템포러리한 미술잡지인가’라는 논제를 놓고 평론가와 아트인컬처 편집부, 관객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당일 행사장에는 100여 명의 독자가 참석해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1부 첫 번째 섹션에서는 ‘동시대성과 세대 변환 1997~2013’을 주제로 임근준(미술, 디자인 평론가), 함영준(자유기고가)이 참여했다. 임근준은 아트인컬처 2월호에 실린 기사 <동시대성과 세대 변환 1987~2008>에 기초해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흐름을 독자적인 시각으로 개괄했다. 그는 서구에서 컨템포러리 아트의 시작을 1975년으로 삼는 것과 달리, 한국은 1987년으로 기점을 잡아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주화투쟁, 서울올림픽, IMF 등 한국의 급변하는 사회적 경제적 상황 속에서 ‘세대’를 중심으로 미술이 어떻게 동시대성을 획득했는지 분석했다. 또한 삼성미술관과 아트선재센터, 광주비엔날레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옥션과 화랑, 대안공간과 레지던시 등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씬의 생성과 발전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설명했다. ‘FOCUS’ 지면에서 <팀 버튼展: ‘B급 영웅’의 부활> <펑크: 혼돈에서 쿠튀르로展: 펑크, 패션으로 미술관에> 등의 글을 기고한 ‘신세대 필자’ 함영준은 임근준의 세대 논의를 더욱 발전시켰다. 그는 소위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1980년대 출생의 젊은 작가와 기획자 등 젊은 미술인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언급하며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하고 침체된 미술계 분위기를 비판했다. 또한 미술의 영역이 영화, 패션, 음악 등 다른 예술 장르와 접목, 확장되는 최근의 현상을 논했다.


글쓰기 퍼포먼스를 진행 중인 이영준

두 번째 섹션에서는 ‘컨템포러리 아트 비평,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윤진섭(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홍가이(한국외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윤진섭은 자신을 ‘크리큐라티스트(cri-cura-tist)’ 즉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이자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1970년대 S.T 그룹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퍼포먼스를 했으며, 70여 회의 전시를 기획하고, 수많은 전시 평론을 썼다. 그는 자신이 1970년대부터 직접 체험한 한국의 아방가르드 미술의 현장을 증언했다. 홍가이는 4월호에 <컨템포러리 아트는 ‘패스트 패션’일 뿐!>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심포지엄에서도 “동시대 미술이란 ‘이름’을 내세운 모든 행위”라면서, 개념으로서의 컨템포러리 아트는 내용이 없는 일종의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또한 아서 단토와 한스 벨팅이 제시한 ‘예술의 종말’ 이론을 언급하며, 서구 컨템포러리 아트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의 허무주의적인 종말 게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동양 고유의 예술언어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부와 2부 사이에는 이영준(계원예대 교수)이 글쓰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기계비평가’로 활동하는 이영준은 2010년 페스티벌봄에서 퍼포먼스 <조용한 글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시나리오 없이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가는 퍼포먼스로,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제목의 글을 집필하는 과정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공개됐다. ‘편집회의’라는 행사에 걸맞게 이번 퍼포먼스는 김재석 기자의 원고 독촉 전화로 마무리됐다.

종합토론은 1부 참여 필자와 아트인컬처 편집부가 한국의 컨템포러리 아트와 컨템포러리 미술잡지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호경윤 편집장은 2013년 단행한 개편의 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시각예술 잡지로서 편집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주요 특집기사를 담당했던 김재석 기자는 1, 2월호 특집에 관한 후일담과 함께, 8월의 무라카미 다카시,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등 잡지에서 다루는 작가나 기관, 전시를 어떻게 분석하고 기획하는지 그 과정을 소개했다. 최정윤 기자는 미술잡지가 컨템포러리 아트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는 관점에서 전 세계 주요 미술잡지의 오늘을 점검한 12월호 특집의 의미를 되짚었다.

임근준은 한국 미술잡지의 현황에 대해 “미술계의 변화한 양상을 조망하는 새로운 형식의 잡지가 현재 존재하지 않으며, ‘작업’ 자체보다는 담론, 이론 이야기만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윤진섭은 “해외미술을 한국에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탁월한 번역을 거친 영문 잡지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논의를 이어갔다. 홍가이 역시 소위 ‘컨템포러리 미술잡지’에서 유독 동양화를 다루지 않는 이유를 물으며, 동양미학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이영준은 “최근 동양화 중에 컨템포러리한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들면서, 유명하지는 않아도 어디선가 중요한 것을 해 내는 작가를 발굴하는 일이 미술잡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준은 작가는 점차 늘어나는데, 젊은 기획자나 비평가가 주눅 들지 않고 돌파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복기 대표는 ‘종이 매체’의 생존 위기 속에서 미술잡지가 한국 미술계의 미래를 위한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젊은 작가, 젊은 필자, 젊은 독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관객들은 비평 및 기사 작성, 사진 촬영 등 잡지 제작 전반에 관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독자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심포지엄 종료 후 촬영한 단체사진(왼쪽부터 김재석 홍가이 윤진섭 임근준 김복기 이영준 백기영 호경윤 탁영준 함영준 김수영 최정윤)

아트인컬처는 독자의 의견을 더욱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지난 12월 6일부터 8일 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여자는 총 463명. 참여자의 성별은 여성 77%, 남성 23%로 여성 참여자의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는 20대가 53%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30대 37%, 40대 7%, 50대 2% 등 대부분이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 분포는 학생 36%, 미술계 종사자 27%, 작가 19%, 미술애호가 및 일반인 18%를 차지했다. 거주지는 서울이 64%, 경기 및 인천 지역이 20%로, 참여자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설문조사의 질문은 총 30여 개로, 2013년 개편한 아트인컬처의 컨텐츠에 대한 선호도와 디자인 만족도, 온라인 서비스 등 잡지 전반에 관해 독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독자 대부분은 2013년 아트인컬처의 컨텐츠에 만족했으며, 다른 미술잡지와 차별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첫째, 신속하고 정확한 미술계 뉴스, 둘째 주요 전시의 심도 깊은 비평문과 작가론, 셋째 동시대 미술에 관한 학술적 정보, 넷째 해외 미술계 동향 순으로 나타났다. 타 매체와의 가장 큰 차별성으로는 동일 주제나 대상에 대한 참신한 관점과 완성도 높은 특집을 꼽았다. 

2013년의 키워드로 내세운 “What is Contemporary Art?”에 대해서는 90% 이상의 답변자가 시의 적절한 기획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취지에 가장 잘 부합하는 기사로는 ①6월호 임근준의 <미술관을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 ②7월호 조앤 기의 <한국미술에서 ‘방법’이란 무엇인가?> ③5월호 임경용의 <누가 예술가를 이웃으로 만드는가?>와 12월 주앙 리바스의 <‘미래의 과거’를 채집하는 미래> 순으로 많은 득표수를 얻었다. 독자들은 아트인컬처에서 다뤘던 인상적인 작가로 ①3월호 백남준×박이소 ②5월호 소피 칼 ③9월호 제이크&디노스 채프먼과 10월호 정서영을 꼽았다. ‘백남준×박이소’는 두 작가를 평행선상에 두고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에 기여한 바를 짚어 낸 독특한 방법론으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창간 이후 두번째로 바뀐 제호 디자인은 응답자의 84%가 만족했다. 기사 디자인에 대해서는 장식적 요소를 배제하고 기본 그리드에 충실한 가운데 이미지와 텍스트가 독자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상호 관계가 조화롭게 구성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자인 레이아웃의 타입별로는 ①이미지/텍스트 분리형 ②연보형 ③별지 사용 순으로 선호도가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는 최신 트렌드에 맞게 세련되면서 가독성이 높으며, 여타 잡지와 차별화되는 특이한 판형에 대해 이미지가 크게 실려 보기 좋다는 독자가 있는 반면, 소장 혹은 휴대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독자도 있었다. 

설문조사 마지막 주관식 항목에서 독자들은 “책을 열심히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타매체와는 다른 개성있는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 등 개편된 아트인컬처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왔다. 또한 “현대미술의 최전선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아트씬과 동시대 한국의 시각문화현상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잡지가 되길 바란다” “미술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이 그 관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미술계 안팎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한다” 등 아트 저널리즘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이밖에 기획기사를 한 데 모은 단행본 발간, 태블릿 PC 애플리케이션 제작, 지역 미술계와의 네트워크 형성 등을 기대하기도 했다. “미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동시대 문화 관련 담론을 두루 소개하는 고정 코너를 바란다” “공개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미술계 주요인사 외에 현장의 다양한 구성원의 이야기를 반영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찾았으면 좋겠다” 등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컨템포러리한 미술잡지’ 아트인컬처만의 빛나는 에디토리얼십, 2014년에도 계속될 변화의 행보를 기대하시라! 

[ANNUAL REPORT] 올해의 미술계

올해의 미술계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미술계를 총결산한다. 국내외 미술계에서 열린 각종 행사와 인물 동정의 낱알들을 월별로 촘촘하게 정리해 ‘타임라인’을 구성했다. 우리를 웃고 울린 화제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또한 미술계 최신 동향을 체크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을 이슈별로 점검한다. 예술 환경을 둘러싼 각종 미술정책, 한국작가의 해외 무대 진출, 불황의 긴 터널을 뚫고 기지개를 켜는 전 세계 미술시장, 미술계에 활력을 부여한 새 전시공간의 탄생, 젊은 작가의 창작 활로로 자리 잡은 독립출판이 그 주인공. Art의 12개월 컨텐츠도 한자리에 모았다. 국내외 최고의 필진과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구성한 월별 컨텐츠를 자세히 해설하고, ‘필자-에디터-독자’의 첫 대면 이벤트 <편집회의(Editorial Table)>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가까운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곧, 내일의 미술을 만나는 자리다.


독립출판의 활기 새로운 창작 유통 경로

《DT 3: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미술 출판계의 가장 큰 이슈는 젊은 작가의 창작 활로로 자리 잡은 독립출판의 붐이다. 10월 26일 열린 제5회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그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소규모로 제작되는 책과 잡지, 음반, 문구를 전시의 형태로 직접 부스를 차려 판매했다. 올해는 104팀이 참가했으며, 방문객 약 5,100명, 판매량 총 11,000여 권을 기록했다. 작가, 디자이너, 제작자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유통 경로와 차별화됐다. 미술계 안팎의 다양한 필자가 모여 무크지 형식으로 제작된 독립출판물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화제를 모았다. 2011년 6월 첫 호를 제작한 비정기 문화잡지 《도미노》는 4호를 발행하며 ‘가장 핫한 잡지’로 문화예술계 전반의 주목을 받았다. 박해천, 임근준, 잭슨홍, 최성민 등이 포함된 ‘디자인 텍스트 동인’이 제작한 무크지 《DT3》은 출간 며칠 만에 온라인 서점 예술 부분 1위를 달성하며 1쇄가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밖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출간하는 잡지 《옵신》 2호, 매호 특정 주제별로 제작되는 《인문예술잡지 F》도 9, 10, 11호를 연달아 제작하며 독립출판의 부흥에 힘을 보탰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이슈로는 서양미술사 공부를 위한 유명 저자의 학술서가 잇따라 번역됐다는 점이다. 20세기 최고의 미술사학자로 꼽히는 에르빈 파노프스키의 《시각예술의 의미》, 책의 구성과 판형을 바꾼 페터 뷔르거의 《아방가르드의 이론》, 마이클 해트와 샬럿 클롱크의 《미술사 방법론》, 도널드 프레지오시가 엮은 《꼭 읽어야 할 예술이론과 비평 40선》 등이 한국 독자와 만났다. 동시대미술의 복잡한 문맥을 탐색하기 좋은 책으로는, 테리 스미스의 《컨템포러리 아트란 무엇인가》, 할 포스터의 초기 저작 중 하나인 《미술 스펙터클 문화정치》, 큐레이터이자 비평가인 니꼴라 부리요가 포스트모더니즘과 다문화주의에 의문을 제기한 《래디컨트》, 현대미술 연구에 필독서로 평가받는 권미원의 《장소 특정적 미술》, 디자인과 미술의 관계를 다룬 알렉스 콜스의 《디자인과 미술》 등이 소개됐다.


《큐레이팅이란 무엇인가》

선구적 큐레이터와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인터뷰 모음집 《큐레이팅의 역사》, 폴 오닐이 엮은 《큐레이팅이란 무엇인가》 등은 동시대 큐레토리얼 실천 담론에 관한 관심을 반영한 번역서다. 미술시장에 궁금한 독자라면 국제 미술시장을 이끄는 갤러리스트, 딜러, 경매사 등을 인터뷰한 아담 린데만의 《컬렉팅 컨템포러리 아트》를 찾아봐도 좋다. 20세기의 예술가와 아카이브의 관계를 탐색한 스벤 스피커의 《빅 아카이브》와 현대 시각문화 연구의 토대를 구축한 독일의 미술사가 아비 바르부르크의 생애를 다룬 다나카 준의 《아비 바르부르크 평전》을 짝으로 놓고 읽어도 좋다.

한국미술사 연구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2005년 우현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열화당에서 기획한 《우현 고유섭 전집》이 10권으로 완간됐으며, 한국 현대미술 지평을 확장하는데 기여한 미술평론가 고 이일의 글을 집대성한 평론집 《비평가, 이일 앤솔로지》, 1900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미술사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던 단체들에 관한 자료를 집대성한 《한국 미술단체 100년》 등이 출간됐다.

[ANNUAL REPORT] 올해의 해외전시

올해의 해외전시

Art는 2013년 한 해 동안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전시를 정리했다. 컨템포러리 아트씬은 이제 국가나 지역의 경계를 넘어 탈중심, 영역횡단의 길을 걷고 있다. 전시 문화 역시 다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국제 미술계의 역동적인 전시 동향을 올바로 파악하는 일은 오늘의 아트씬을 분석하고 내일을 예견하는 ‘비평’의 또 다른 이름이다. Art는 ‘해외 전시 Top 10’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그밖에 주요 전시 100개의 리스트를 수록, 활발한 활동을 펼친 작가와 영향력 있는 미술공간을 소개한다. 지역별로는 미국 27건, 영국 13건, 프랑스 8건, 독일 8건, 중국 5건, 일본 4건이 리스트에 포함됐다. 미술사의 특정 시기를 테마로 한 기획전이 눈에 띄었고, 한 작가의 회고전이 다양한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었다. 베니스비엔날레, 리옹비엔날레 등 서구의 주요 비엔날레가 개최된 가운데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에서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비엔날레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응답하라! 1993

<NYC 1993>전 2층 전시 전경

NYC 1993: 실험적인 제트족, 쓰레기 그리고 스타의 부재
2013. 2. 13~5. 26 뉴뮤지엄
미국 뉴욕 www.newmuseum.org
큐레이터: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제니 무어, 마곳 노튼
​참여작가: 매튜 바니,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가브리엘 오로즈코, 신디 셔먼 등 총 78명

“응답하라” 시리즈 열풍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과거를 불러내는 일은 현재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일까, 아니면 최근 국제 미술계의 ‘이슈 부재’를 반증하는 현상일까?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시도가 전시에서도 두드러졌다. 마시밀리아노 지오니가 기획을 맡은 전시는 1993년이라는 특정 년도에 초점을 맞춘 ‘타임 캡슐’ 같은 기획전이다. 전시의 부제  ‘Experimental Jet Set, Trash and No Star’은 포스트펑크 밴드 소닉 유스(Sonic Youth)가 1994년 발매한 앨범에서 따온 것이다. 1993년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화적 전환점이 된 해다. 냉전시대의 종식, 중동지역의 평화 구도 구축, 에이즈의 확산, 총기 규제법 찬반 논쟁, 동성애자 인권 개선 등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는 젊은 예술가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1980년대 말 미술시장이 붕괴되면서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작가들이 기존의 주류 작가들을 제치고 새롭게 아트씬을 구성했다. 특히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와 레이슨 로즈의 작품은 이번 전시를 위해 다시 복원되어 화제를 모았다. 전시와 함께 미국 문화의 주요 사건과 이슈를 다룬 역사적인 텍스트를 함께 모은 전시 카탈로그를 선보였다. [이하 생략]

[ANNUAL REPORT] 올해의 전시

올해의 전시

Art는 2010년 12월호부터 한 해 동안 열린 국내 전시를 총정리하는 ‘올해의 전시’를 특집으로 기획해 왔다. ‘전시’는 미술문화의 꽃이자, 창작을 담아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큐레이터, 평론가, 미술사가 등 각계 미술전문가가 참여한 앙케트를 실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시가 지닌 복잡다단한 층위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를 평가하는 기준을 항목별로 세분화해, 한국 미술계에 ‘좋은 전시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2014년 1월호는 연감(Annual Report)으로 꾸린다. Art는 향후 매년 1월호를 국내외에서 열린 전시를 주축 삼아 한 해의 미술계를 총결산할 계획이다. 오늘의 전시 문화를 미술저널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평가해 기록으로 남기고, 내일의 과제를 냉철하게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또한 급속하게 변화하는 컨템포러리 아트의 전시 담론을 새롭게 생산하는 발판을 만들고자 한다.


미술전문가 36인이 선정한 ‘올해의 전시’
PROLOGUE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김구림: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전시 연계 퍼포먼스 〈일반·특이 행동: 4개의 퍼포먼스〉 중 두댄스씨어터와 건축사사무소 SOA의 공연 〈주름, 짓다.〉모습

Art는 2010년부터 ‘올해의 전시’를 기획 특집으로 내놓았다. 이 앙케트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 해 전시 문화의 다양한 층위를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거시적인 시각으로 전시 문화의 형식과 내용의 흐름에 주목한다. 둘째, 전시공간은 물론, 전시기획자에 관한 평가를 양성화함으로써 전시 생산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셋째, 한국 전시 문화가 나아가야 할 장기적 비전을 그린다.

2010년 12월호의 첫 기획에는 큐레이터가 주목한 전시를 선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기관의 큐레이터 10인에게 한 해 전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 10개’를 추천 받고, 그 이유를 제시했다. 중복 추천된 전시를 포함해 총 73건의 전시가 지면을 장식했다. 2011년부터 한국 전시 지형도를 그리기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앙케트 형식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전시 평가의 잣대로 1) 전시 컨셉트 및 주제 2) 예술성 3) 디스플레이 4) 학술 교육 도록 5) 홍보 및 관객 호응 등 5가지 항목을 적용했다. 설문자는 각 항목에 관한 전시 평가를 해 주었으며, 편집부는 이를 점수로 환산해 집계했다.


플라토에서 열린 〈김홍석: 좋은 노동 나쁜 미술〉전의 퍼포먼스 모습. 작가는 평론가(강석호, 서현석, 유진상)에게 작품 해석을 의뢰하고, 이를 토론 강연과 비평문의 형식으로 발표했다.

2010년 앙케트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Art는 2010년 12월부터 해당년도 11월까지 열린 전시 중 언론 보도, 본지 리뷰, 전시 장소 및 장르 등을 고려해 작성한 1차 리스트를 설문자에게 ‘가이드용’으로 제공했다. 누락된 전시 추천도 가능했다. 단, 앙케트 참여자가 재직 중이거나 참여한 전시, 비엔날레 및 아트페어는 추천에서 제외했다. 설문자는 1년 간 열린 전시 중 총 5건 이내로 전시를 꼽았으며, 5개의 항목에 따라 전시를 평가했다. 2011년 ‘올해의 전시’ 앙케트에는 총 59명의 미술전문가가 참여했다. 설문자의 답변을 종합한 총 116건의 전시 리스트를 공개하고, 그 중 상위에 랭크된 전시 중에서 ‘Best of Best 33’을 항목별로 자세히 분석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전시는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기획전 <코리안 랩소디: 역사와 기억의 몽타주>. 2012년에는 총 32명이 참여했으며, 앙케트 결과 분석과 ‘Best 100’ 전시 리스트, 2회 이상 중복 추천을 받은 ‘Best of Best 32’ 등으로 지면을 구성했다. 1위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2012>가 차지했다.

지난 3년 동안 실시한 ‘올해의 전시’ 앙케트 결과를 분석하면, 1) 기관과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기획전이 높은 추천률을 보인 반면, 갤러리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2) 장르 유형별로는 기획전보다 개인전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개인전의 경우 작품 세계가 확고히 다져진 중견 작가가 높은 순위에 올랐다. 해외 유명 작가의 국내 개인전에도 표가 몰렸다. 3) 앙케트 항목에서 학술 교육 도록과 홍보 관객 호응은 객관적인 지표 마련이 필요한 항목이라 다른 항목에 비해 추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전의 '건축의 뿌리' 섹션 디스플레이

2013년 ‘올해의 전시’ 앙케트에는 총 36명이 참여해 한 해 전시 지형도를 분석했다. Art는 예년에 실시했던 앙케트의 결과, 하반기에 열린 전시에 추천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앙케트를 실시했다. 시차에 따른 형평성을 맞추고, 전시 지형도를 세분화해 다각도로 조망하기 위해서다. 또한 앙케트 결과를 분석하면서 기획전과 개인전을 구분했다. 전시 성격상 개인전은 작가의 작품 세계와 작품을 조망하는 자리며, 기획전은 작품 이외에도 주제 설정 및 디스플레이, 학술 교육 도록 등 외부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설문자는 상반기(2012년 11월~2013년 5월)에 열린 전시 중에서 5건, 하반기(2013년 6월~12월)에 열린 전시 중 5건을 각각 추천했다. 참여자마다 총 10건 이내의 전시를 추천한 셈이다. 이 중 기획전과 개인전의 항목별 점수를 환산해 Top 10 순위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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