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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Art in Culture

20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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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2013년 새해가 밝은 지금, 한국은 물론 세계의 미술 현장은 그 역동적인 움직임을 멈추지 않으며 '컨템포러리 아트'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컨템포러리 아트'란 과연 무엇일까? art는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컨템포러리 아트의 지형도를 그리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그 첫 걸음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 100명을 선정, 그들의 작업 세계를 한자리에 펼쳐 '컨템포러리 아트'의 면면을 살핀다. 작금의 미술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비평적 틀을 제공하고자, 먼저 '컨템포러리 아트'의 실체를 드러내려는 시도이다. 특히 1999년 창간된 art는 뉴밀레니엄 시대에 진행된 컨템포러리 아트의 흐름을 고스란히 기록해 온 매체이자 증인이다. 따라서 이 100명의 작가들이 어떻게 컨템포러리 아트 형성에 이바지해 왔는지, 또한 한국과 해외의 시차가 얼마나 좁혀졌는지 art에 소개된 관련 기사 목록을 총정리한다. 이어서 세계적인 큐레이터와 평론가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할 포스터의 글을 통하여 2000년대 말 서구에서 시작된 '컨템포러리 아트 개념 논쟁'을 소개한다.

Contents

COVER
          폴 맥카시 <White Snow Dwarf, Grumpy> 노란 실리콘 182.9×121.9×121.9cm 2012 ⓒ Paul McCarthy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Photo: Fredrik Nilsen


SPECIAL FEATURE
          Mapping the Contemporary Art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더그 에이큰
          프란시스 알리스
          매튜 바니 
          욘 복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다니엘 뷔렌
          차이궈창
          소피 칼
          차오페이
          마우리치오 카텔란
          채프먼 형제
          토니 크랙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토마스 데만트 
          피터 도이그
          올라퍼 엘리아슨
          엘름그린&드락셋
          트레이시 에민
          얀 파브르
          하룬 파로키
          어스 피셔
          피슐리&바이스 
          라이언 갠더
          티에스터 게이츠
          이자 겐즈켄 
          리암 길릭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안토니 곰리
          댄 그레이엄
          로랑 그라소
          수보드 굽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예페 하인
          토마스 허쉬혼
          데미안 허스트
          카르슈텐 횔러
          제니 홀저    
          황용핑
          피에르 위그
          아이작 줄리언
          아니쉬 카푸어 
          마이크 켈리
          윌리엄 켄트리지
          김수자
          마틴 키펜베르거
          제프 쿤스
          야요이 쿠사마
          볼프강 라이프
          베르트랑 라비에
          이불
          이우환
          글렌 라이곤
          크리스찬 마클레이
          폴 맥카시
          스티브 맥퀸
          아네트 메사제
          프랑수아 모렐레
          야스마사 모리무라
          론 뮤엑
          다카시 무라카미
          요시토모 나라
          쉬린 네샤트
          신로 오타케
          로만 온닥
          줄리안 오피
          가브리엘 오로스코
          장 미셸 오토니엘
          호르헤 파르도
          필립 파레노
          리차드 프린스
          토비아스 레베르거
          게르하르트 리히터 
          피필로티 리스트
          토마스 루프
          안리 살라
          티노 세갈 
          신디 셔먼
          송동
          토마스 슈트루트
          히로시 스기모토
          서도호
          사라 제
          리크리트 티라와니트
          제임스 터렐
          뤽 튀망
          자비에 베이앙
          빌 비올라 
          제프 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로렌스 와이너
          아이 웨이웨이
          프란츠 베스트
          레이첼 화이트리드
          양푸동
          양혜규
          우에민준
          쩡판즈
          장샤오강

068    PICTORIAL

125    BIOGRAPHY

151    Essay  
          미래를 위한 마니페스토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답변들 / 할 포스터


ETC.

063    EDITORIAL / 김복기
162    P.S.
163    SUBSCRIPTION
164    CREDIT

Articles

Mapping the Contemporary Art

 

 

Mapping the Contemporary Art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더그 에이큰 /  프란시스 알리스 /  매튜 바니 /  욘 복 /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  다니엘 뷔렌 /  차이궈창 / 소피 칼 / 차오페이 / 마우리치오 카텔란 / 채프먼 형제 / 토니 크랙 /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 토마스 데만트 피터 도이그 / 올라퍼 엘리아슨 / 엘름그린&드락셋 / 트레이시 에민 / 얀 파브르 / 하룬 파로키 / 어스 피셔 / 피슐리&바이스 / 라이언 갠더 / 티에스터 게이츠 / 이자 겐즈켄 / 리암 길릭 /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 /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 안토니 곰리 / 댄 그레이엄 /  로랑 그라소 / 수보드 굽타 /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 예페 하인 / 토마스 허쉬혼 / 데미안 허스트 / 카르슈텐 횔러 / 제니 홀저 / 황용핑 / 피에르 위그 / 아이작 줄리언 / 아니쉬 카푸어 / 마이크 켈리 / 윌리엄 켄트리지 / 김수자 / 마틴 키펜베르거 / 제프 쿤스 / 야요이 쿠사마 / 볼프강 라이프 / 베르트랑 라비에 / 이불 / 이우환 / 글렌 라이곤 / 크리스찬 마클레이 / 폴 맥카시 / 스티브 맥퀸 / 아네트 메사제 / 프랑수아 모렐레 / 모리무라 야스마사 / 론 뮤엑 / 무라카미 다카시 / 요시토모 나라 / 쉬린 네샤트 / 신로 오타케 / 로만 온닥 / 줄리안 오피 / 가브리엘 오로스코 / 장 미셸 오토니엘 / 호르헤 파르도 / 필립 파레노 / 리차드 프린스 / 토비아스 레베르거 / 게르하르트 리히터 / 피필로티 리스트 / 토마스 루프 / 안리 살라 / 티노 세갈 / 신디 셔먼 / 송동 / 토마스 슈트루트 / 히로시 스기모토 / 서도호 / 사라 제 / 리크리트 티라와니트 / 제임스 터렐 / 뤽 튀망 / 자비에 베이앙 / 빌 비올라 / 제프 월 /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 렌스 와이너 / 아이 웨이웨이 / 프란츠 베스트 / 레이첼 화이트리드 / 양푸동 / 양혜규 / 우에민준 / 쩡판즈 / 장샤오강

  

Daniel Buren <Monumenta 2012〉그랑팔레 설치 전경 

Daniel Buren

b. 1938 프랑스

공간과 함께 어우러진 색채의 향연

1960년대 ‘개념 페인팅’을 제안한 다니엘 뷔렌은 회화에서 차용한 빛이나 원근법, 구성을 근간으로 특정한 환경에 개입하는 <in situ> 작업을 해왔다. 그는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버리고, 8.7cm 너비의 수직선으로 이루어진 색띠로 스트라이프 회화를 구성했다. 1960년 후반 뷔렌은 해체주의적인 철학을 받아들이며 68혁명에 가담하게 되고, B.M.P.T그룹을 결성하여 회화의 정형화된 개념을 비판했다. 미술관의 틀에 박힌 전시 방법에서 벗어나 스트라이프 형태의 포스터 100여 장을 파리 지하철 역 광고판에 불법적으로 붙이는 작업을 비롯, 1970년대에는 버스 벤치에 스트라이프 문양을 넣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1986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1997년 뮌스터조각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2년에는 파리 모뉴멘타에 초대되어 그랑팔레에서 단독 전시를 개최했다. 하나의 숲과 같은 그의 작품은 빨강, 초록, 노랑, 파랑 등의 색깔을 입힌 원형 차양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유리 천장으로 빛이 다양하게 반사되고 인상주의적 팔레트와 같이 공간을 변형시켰다.  국내에는 아뜰리에에르메스, 환기미술관을 통해 소개되었다.

▶ 0612 다시, 파리 스쿨이 부활하는가?_장동광

 

 

Francis Alys <The Loop> 1997

Francis Alys

b. 1959 벨기에

끝나지 않는 엉뚱한 리허설

프란시스 알리스는 유럽에서 건축과 도시계획을 공부한 뒤 1986년 NGO에 참여, 멕시코에 파견되어 건축가로서 일하다, 1990년대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주로 멕시코시티 거리를 무대로 삼는다. 길거리에서 잠자는 사람이나 무언가를 운반하는 사람만 촬영하기, 스웨터 털실을 풀면서 거리를 산책하기, 얼음 덩어리가 녹을 때까지 계속 밀기 등 그의 작품에는 간단한 행위가 중심이다. 1993년부터 자신이 그린 회화를 간판화가에게 모사하게 하는 프로젝트도 실행 중이다. 외국인 거주자로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개입을 시도하는 그의 자세는 라틴아메리카의 지역성과 도시 현상의 관계를 질문한다. 페루의 리마 교외에서 500명의 자원봉사자가 삽으로 일제히 거대한 모래산 경사면을 앞쪽에서 쓸어담아가면서 산을 옮기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신념이 산을 움직일 때>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그의 작업은 일관된 ‘리허설의 정치학’이 있다. 뉴욕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한국에서는 2011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벨기에 현대미술전 <원더러스트_또 다른 언덕 너머로 가는 끊임없는 여정>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 1103 불합리한 방법_이완
▶ 1208 떠나는 것과 머무는 것_정연심

 

 

Cao Fei <RMB City> 2008-11

Cao Fei

b. 1978 중국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도시 이미지

차오 페이는 1990년대 이후 급속하게 진행된 도시화와 시장경제의 팽창으로 급변하는 중국 사회의 모습과 현재를 신랄한 유머로 풀어낸다. 그는 MTV 등 서양 대중문화 실험영화의 영향을 받아 3D 애니메이션, 사진, 퍼포먼스 작업을 한다. 도시에서 사는 젊은이의 공상 세계를 그린 <코스 플레이어>, 중국 광등성의 다국적 기업 오스람조명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소망을 시적으로 영상화한 <누구의 유토피아인가>가 대표작이다. 최근에는 온라인게임 ‘세컨드 라이프’에서 중국의 아이콘적인 건축물을 모은 유토피아 도시 <RMB City>를 제작했다. 가상 세계에서 만나는 다른 참가자와의 인터랙션으로 도시계획의 문제나 아이덴티티의 본질을 되묻는다. 그는 참여자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샘플링, 역할 놀이, 다큐멘터리 필름 등 다양한 방식의 전략을 구사한다. 베니스비엔날레, 리용비엔날레, 요코하마트리엔날레, 뉴뮤지엄트리엔날레 등의 국제전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 플라토에서 열린 <나의 아름다운 하루>전, 201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메이트인팝랜드>전, 2011년 대구시청에서 열린 <삼성미디어아트전 꿈_백야> 등에 소개된 바 있다.

▶ 1101 이미지의 왕국_윤진섭

 

 

Maurizio Cattelan <Untitled> 2001

Maurizio Cattelan

b. 1960 이탈리아

웃기거나 슬픈 부조리한 조각 설치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은 부조리한 희극에 가깝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조각 설치는 체제 전복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 또한 오늘날 사회에 내재된 모순을 냉소적이고 아이러니한 유머로 드러낸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박제 동물을 활용한 연극적인 설치 작품을 발표했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왁스로 실제 크기의 다양한 인간 형상을 제작한다. 무릎을 꿇고 기도 중인 아돌프 히틀러, 나무에 목매단 소년들, 전시장 벽면에 물구나무 선 뉴욕 경찰, 물에 빠져 죽은 피노키오 등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다. 그는 큐레이터인 알리 수보트닉과 마시밀리아노 지오니와 함께 <롱 갤러리>라는 가짜 갤러리를 운영하고,  레디메이드 잡지 《찰리》도 출판했다. 또한 2006년 베를린비엔날레 감독도 맡았다. 2011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회고전 <All>을 개최됐다. 그는 특수 장비로 미술관 중앙홀의 로툰다 구조를 활용해 모든 작품을 줄에 매달아 놓았다. 작품을 ‘합동 처형(mass execution)’한 셈이다. 이 회고전과 함께 작가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 뉴욕에서 갤러리 ‘패밀리 비지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 1105 관계미학, 그 이후_김성원 ▶ 1202 오늘날, ‘큐레이팅’이란 무엇인가_이정연

 

 

Tony Cragg <Work(rusty steel 300)> 2011

Tony Cragg

b. 1949 영국

문명과 자연의 본질을 사유하는 조각

토니 크랙은 1980년대부터 ‘새로운 영국 조각(New British Sculpture)’의 기수로 손꼽힌 작가이다. ‘새로운 영국 조각’은 형태나 의미가 부활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그는 초기작에서 자갈 모래 나무 등의 자연물을 자신의 몸이나 다른 장소로 옮겨 놓아, 재료와 장소 간의 관계를 탐구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벽돌 판지 빈병 펠트 등 도시의 파편을 층층이 쌓아 올렸다. 그는 1980년대 초반, 강가에서 주운 색색의 플라스틱 파편으로 전시장 벽이나 바닥에 인간 형상을 만들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석고와 브론즈, 주철 등 전통 조각의 재료와 기법으로 고대의 항아리나 증류기, 산업 용기와 같은 형태를 제작해,  인간 문명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최근 컴퓨터로 형태를 결정하고 분석하여 구체적인 모티프를 갖지 않은 추상적인 입체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1977년 독일 부퍼탈에 정착해 작품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뒤셀도르프예술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1988년 터너상을 수상했으며, 카셀도쿠멘타, 베니스비엔날레 등 수많은 국제전에 참여했다. 199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개최했으며, 2012년 대구 우손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열렸다.

▶ 1207 조각 본질로의 귀환_패트릭 엘리엇

 

 

Michael Craig-Martin <Untitled (ART, RED)> 2010

Michael Craig-Martin

b. 1941 아일랜드

알록달록한 개념 회화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은 일상 사물이 지닌 미학적이고 언어학적인 측면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은 회화 네온 벽드로잉 조각 멀티미디어 등의 전통적인 장르 구분과 벗어나 있다. 그는 미국 유학 중 경험한 새로운 미술 사조인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팝아트 등의 영향을 자신의 작품에 흡수했다. 초기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을 조합한 작품은 재스퍼 존스, 도널드 저드, 로버트 모리스 등 미국 미술가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 1973년에 발표한 <참나무> 연작은 높은 선반 위에 놓인 평범한 물컵이 왜 참나무인지를 실제 오브제와 문답 형식의 텍스트로 제시했다. 런던 골드스미스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그의 전방위 교육 방식은 당시 학생이던 데미안 허스트, 줄리언 오피, 트레이시 에민, 게리 흄 등 소위 ‘yBa’ 작가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는 1980년대부터 전구 망치 사다리 매트로놈 테이블 의자 양동이 구두 등 일상적인 오브제를 소재로 활용해 미술에서의 재현과 리얼리티의 문제를 화두로 삼았다. 2006년 영국 현대미술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왕립 미술원 회원으로 임명됐다. 2012년 갤러리현대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개최됐다.

▶ 1205 중첩된 이미지, 유동적인 오브제_전영백 ▶ 1208 7개의 키워드, 영국미술의 ‘성공 신화’ _이대형

 

 

Peter Doig <Figures in Red Boat> 2005-7

Peter Doig

b. 1959 스코틀랜드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몽환적 리얼리즘

캐나다와 트리니다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피터 도이그는 성인이 되면서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서 미술을 공부했다.  도이그는 카누를 미지의 것에 대한 판타지를 드러내는 매개체로 선택하는데, 호수 위에 떠 있는 카누와 그 위에 공허한 표정을 한 인물을 그린 <100년 전>은 그의 대표작이다. 고전회화의 거장인 터너의 전통을 이어받아 영국 현대미술에서는 평면회화가 지속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피터 도이그는 ‘yBa’ 작가 발굴을 주도해 온 컬렉터 찰스 사치의 컬렉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탔다. 그는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몽환적인 회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구상적이고 낭만적인 풍경에 화면 표면을 부유하는 물감 자국을 대조시켜 초월적인 시간성을 작품에 부여한다. 대중매체에서 이미지를 발췌하고 그것을 결합하여  작품에 이용했다. 그는 2002년에는 트리니다드로 돌아가서 카리브해 현대미술센터 안에 작업실을 마련하는데, 이후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작품의 모티프로 열대적인 요소를 많이 이용한다. 1991년 화이트채플아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1994년에는 터너상 후보에 오르며 1990년대 이후 영국 현대미술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답변들

알프레도 바 <Evolution of Abstract Art> 다이어그램 1936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답변들

2013년 새해가 밝은 지금, 한국은 물론 세계의 미술 현장은 그 역동적인 움직임을 멈추지 않으며 ‘컨템포러리 아트’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컨템포러리 아트’란 과연 무엇일까? 혹시 우리는 오늘날의 거대한 미술계를 아무런 의심 없이 이 용어로 뭉뚱그려 설명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흔히 한국에서는 ‘컨템포러리’의 시간적 의미에 따라 이를 ‘동시대미술’ 혹은 ‘현대미술’로 번역한다. 그러나 ‘동시대’와 ‘현대’의 시간적 기준은 구분조차 모호하며, 기원전부터 시작된 미술의 역사 속에서 단 한 순간도 ‘컨템포러리’하지 않았던 미술은 없었다. ‘컨템포러리 아트’로 불리고 있는 오늘날의 미술은 정의하기 힘든 만큼 그 범주 역시 방대해졌다. ‘네오 아방가르드’ ‘포스트모더니즘’을 지나 ‘포스트-포스트모더니즘’의 테두리마저도 넘어섰고, 혼종성, 다원성 이상으로 그 특징을 명확하게 설명할 단어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손에 잡히지 않는 지금, 여기의 미술 현상을 “부유하는 기체 상태”(이브 미쇼)로 내버려 두어야 하는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미술을 구분하기 위한 개념 정리는 불가능한 것인가? art는 이러한 질문들에서 출발해 컨템포러리 아트의 지형도를 그리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그 첫 걸음으로 지역과 성별, 문화의 경계가 무너진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티스트 100명을 선정, 그들의 작업 세계를 한자리에 펼쳐 ‘컨템포러리 아트’의 면면을 살핀다. 작금의 미술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비평적 틀을 제공하고자, 먼저 ‘컨템포러리 아트’의 실체를 드러내려는 시도이다. 특히 1999년 창간된 art는 뉴밀레니엄 시대에 진행된 컨템포러리 아트의 흐름을 고스란히 기록해 온 매체이자 증인이다. 따라서 이 100명의 작가들이 어떻게 컨템포러리 아트 형성에 이바지해 왔는지, 또한 한국과 해외의 시차가 얼마나 좁혀졌는지 art에 소개된 관련 기사 목록을 총정리한다. 이어서 세계적인 큐레이터와 평론가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할 포스터의 글을 통하여 2000년대 말 서구에서 시작된 ‘컨템포러리 아트 개념 논쟁’을 소개한다. 이 특별기획은 21세기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한 발판으로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1990년대 비엔날레 개최와 함께 급속한 글로벌화를 거친 한국미술은,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여 급속한 다원화 경향과 미술시장의 성장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미술의 영향권 래에서 우리는 그 동안 한국의 ‘컨템포러리 아트’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논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2월호에서는 한국미술의 현장에 집중해 ‘컨템포러리 아트’를 분석하는 후속 특집이 이어질 예정이다. art는 ‘컨템포러리 아트’를 글로벌한 관점에서 대응하고, 현재 우리의 미술 현장을 보듬고 이끌어 가는 정론지의 역할을 충실히 이어나갈 것이다.

알리기에로 에 보에티 <하늘 높은 곳> 종이에 수채, 드로잉 1989

할 포스터 + 10인의 이론가

이 글은 할 포스터가 2009년 《옥토버》 가을호에서 32명의 이론가에게 던진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질문의 답변 중 일부 내용만을 발췌해 《e-flux 저널》에 재수록한 것이다. 원래 130페이지에 이르는 답변들을 《e-flux 저널》에서는 5페이지 분량으로 간략히 요약했다.(art는 편집 방향에 맞게 총 14명의 답변 중 10개만 수록한다)
포스터는 왜 이 같은 방대한 분량의 설문을 시도한 것일까? 그는 2009년 《아트포럼》에서 “2000년대의 컨템포러리 아트는 하나의 이론이나 법칙으로 통합될 수 없다. 그저 불안정한(precarious) 상황이라는 공통된 체험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마도 그는 이렇게 부유하고 있는 듯한 컨템포러리 아트를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맥락화하기 위해서, 첫번째로 ‘컨템포러리 아트’라는 개념 자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설문을 통하여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논쟁 상황을 그대로 보여 주고자” 한 것이다.
이 글에서 할 포스터의 질문에 답변한 10명의 이론가들이 ‘컨템포러리 아트’와 관련해 짚어 내는 이슈를 종합 정리하면 ①글로벌화에 의해 달라진 ‘공간’ 개념 인식과 ‘장소’ 규정 ②테크놀로지화되어 가는 매체의 속성이 야기하는 허구적 양상 ③컨템포러리 아트의 제도화 및 그 필요성과 문제점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이들의 논점은 여전히 추상적이고 거시적이다. 하지만 분명 앞으로 펼쳐질 미술 현장을 향한 우리의 시각에 날카로운 비평적 프레임을 제공하는 점은 틀림없다.
포스터도 밝혔듯이, 이 질문은 북아메리카와 서유럽에서 활동하는 평론가와 큐레이터를 겨냥한 것으로, 그는 자신이 던진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들이 결과적으로 너무 지엽적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를 시작으로,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질문은 앞으로 보다 다양한 곳의 여러 사람들, 가까이는 바로 우리에게도 던져져 그 해답을 찾아 가야 옳을 것이다. 컨템포러리의 중심은 이미 한 곳에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Takashi Murakami <Flower Matango> 철, 아크릴릭, 레진 413×230×230cm 2001~2006 /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 설치 전경. 2010년 무라카미는 프랑스 최고의 황금시대를 구가했던 루이 14세의 찬란한 고전문화의 전당에 일본 망가풍의 팝아트 작품을 선보여 의외의 조화를 이뤘다.

할 포스터

‘컨템포러리 아트’라는 범주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은 컨템포러리 아트의 혼종성에서 나타나는 감각으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례 중 다수가 역사적 결정이나 개념적 정의, 비평적 판단과 무관하게 부유하는 듯한 현상을 뜻한다. 한때 일부 작품과 이론을 좌우했던 ‘네오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같은 패러다임들은 궁지에 빠졌고, 대신 등장한 지적 세력이나 보다 설명적인 모델도 존재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이와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컨템포러리 아트’는 그 자체로 제도적 대상이 되었다. 학계에서는 컨템포러리 아트 분야의 교수직과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미술관에서는 컨템포러리 아트만 전담하는 부서와 기관이 존재한다. 이들 대부분은 컨템포러리 아트를 제2차세계대전 이전의 미술과 구분할 뿐 아니라 대부분의 전후 미술과도 다른 것으로 취급하곤 한다.
이와 같은 자유로운 부유는 실제인가 가상인가? 그저 일부 지역에서만 감지되는 것일까? 아니면 대서사의 종말이 불러 온 단순한 효과일까? 만약 이런 현상이 실제라면 ‘시장’과 ‘세계화’라는 일반적인 이유 외의 주요 원인을 어떻게 밝힐 수 있을까? 아니면 이런 현상은 정말 (현재 위기에 처한) 신자유주의 경제의 직접적 산물인가? 작가 비평가 큐레이터 미술사가에게 미친 주된 영향과 그 결과는 무엇인가? 미술사의 다른 분야에 부차적인 영향을 준 것이 있나? 도움이 될 만한 유사한 상황이 다른 학문이나 예술에 존재하는가? 마지막으로 이러한 명백한 존재의 가벼움에 이점이 있을까?

Olafur Eliasson <Frost Activity> 알루미늄, 현무암, 유문암 2004 / 파스텔 색채의 화산석을 사용해 바닥을 만들고 천정에는 거울을 설치해 르네상스 회화에 사용된 눈속임(trompe l’oeil) 기법을 형상화한다.

권미원

컨템포러리 미술사(Contemporary Art History)는 ‘미술사’라는 학문을 구성하는 세부 전공들이 불균등하게 조직된 교차점에 위치한다. 대부분 대학의 미술사학과에서 서양미술사를 다루는 세부 전공은 (고대에서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로 향하는) 시대 개념에 따라 연대기 순으로 조직된다. 비서구 미술사를 다루는 세부 전공의 경우 설사 대륙 전체(아프리카 중국 라틴아메리카 등)를 포괄하더라도 문화적으로 분리된 단위로서 지리적으로 접근한다.
비록 제도적으로는 서양미술사의 시간적 축을 따라 근대 ‘이후’에 도래하는 가장 최근의 시기(학과가 교수진의 업무량이나 분야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시작 시점이 1945년이 되기도 하고, 1960년이 되기도 한다)로 자리매김되지만, 컨템포러리 미술사의 범주는 공간적이기도 하다. 이는 전 세계 역사가 공유하는 동시대성을 분리적이면서도 연속적인 지평에서 직면하게 되기 때문인데, 이는 현재를 이해하는 근간이 된다. 다시 말해 컨템포러리 미술사는 시간적으로 묶는 단위인 동시에, 공간적으로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전혀 다른 지식과 전통들이 생성되며 발생하는 강력한 긴장의 ‘장’이다. 따라서 미술사 전반에 도전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장’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중국 컨템포러리 미술사를 어디에 자리하는 것으로 봐야 하는가? 이러한 역사에 맞는 시간의 틀은 무엇인가? 중국 현대미술사는 중국 전통미술 및 중국의 문화적, 정치적 역사와 얼마나 긴밀히 관련되어야 하나? 서양미술사나 서구 미학 담론과는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
중국 컨템포러리 미술사는 컨템포러리 미술사의 하위 장르인가? 아니면 컨템포러리 미술사에서 명명되지 않은 영역은 서양미술 혹은 미국미술이라고 전제하고, 컨템포러리 미술사에 상응하는 별도의 범주로 봐야 하는가?

Lee Ufan <Relatum-Triangle> 철판 3개, 자연석 3개 각 20×170×1cm(철판), 각 40×40×40cm(자연석) 2009 / 2009년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돌과 철판을 이용하여 주변 공간과 함께 호흡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파멜라 리

나는 컨템포러리 아트의 양상을 ‘움직이는 표적 신드롬(moving target syndrome)’이라 부르겠다. 보도자료 한 뭉치는 어떤 시점에서 적절하다고 수용되는 역사가 되는가? 도중에 작업이 급격하게 바뀌는 컨템포러리 작가들에 대해 어떻게 쓸 것인가? 지극히 급박하고 중요해 보이던 문제가 얼마 안 되어 절실함을 잃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규정할 역설적 방법이 있다. 컨템포러리 미술사는 언제나 영속적으로 진행 중의 상태라 미성숙하다. 새로움과 비평적 상업적 소진 사이를 끝없이 왕복하기 때문이다.

Julian Opie <Crowd> LED벽에 설치 7800×9900cm 2009 / 서울스퀘어 미디어캔버스 상영 장면. 줄리안 오피는 사진과 영상에서 얻은 이미지를 컴퓨터로 단순화해 현대인의 익명성을 경쾌하고 친숙하게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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